▲ <까치 호랑이> 작자미상
어디서 많이 보았던 그림이네요.
민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착하게 생긴 호랑이 ㅎㅎ
미술 시간에 우리 그림을 제대로 배워 본 적도 없는데
그림에 나와 있는 대상을 세세하게 살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쓰러진 표범은 지난해를, 호랑이는 1월을 뜻하고
그림 위쪽의 까치는 손님이나 좋은 소식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것은….’
얼마나 쉽게 설명을 해주시는지 머리에 쏙쏙 들어 옵니다.
이 그림은 한마디로 옛날 ‘연하장’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슬슬 이 공연이 재밌어 지려고 하는데…
그나저나 공연은 언제 시작하는 거지?
"자~ 그림 속의 주인공은 이렇게 노래하지 않았을까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에스닉 팝 그룹 ‘프로젝트 락(樂)’의 공연이 이어집니다.
아항~ 그림과 연관된 주제의 음악이 연주되는 거로구만~ 이거 특이한데…
그런데 연주가 아주 특별하더라구요.
장구에서 드럼으로 가야금에서 건반을 넘나들기에 국악공연의 어색함이 전혀 없습니다.
특히, 오른쪽에 태평소 연주하시는 분 꽃미남입니다. ^^
테마2. 선비는 숨어도 속세는 즐겁다.
뭐 그냥 초상화구만 하시는분 잠시만요~
▲ <자화상> 강세황(1713~1791)
"여러분 이 그림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요?
보통 사모는 관원이 궁궐에서 근무할 때 입는 정복,
그러니까 관복을 입을 때 쓰고 평상복인 도포에는 갓을 씁니다.
그런데 이 자화상은 왜 도포에 사모를 썼을까요?
아니 그냥 초상화가 아니었네요.
이 그림에는 또 어떤 깊은 뜻이 담겨있을까요?"
자화상의 주인공은 몸은 관직에 있지만
마음은 풍류를 즐기고 싶은 바램을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겉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그린 자화상이라는 말이네요.
"서양의 그림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만 우리 그림은 그 속에 마음까지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림은 아는 만큼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 참 멋있지 않습니까?"
손철주 선생님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감동에 잠시 울컥 했습니다.
그림과 연주 또 그림과 연주 정말 눈과 귀가 쉴새 없이 즐거운 콘서트 현장입니다.
오른쪽에 계신 분이 아까 말씀 드린 그 꽃미남입니다. 이번엔 피리를 불고 계시네요. ^^
이 분 숨 안 쉬고 길게 연주하는데 케니G 보다 길더라구요. 정말임~
테마 3. 꽃이 속삭이고 동물이 노래하네.
◀ <봉접귀비> 심사정(1707~1769)
바탕이 어여쁘니
비록 사랑할 만하지만
저 붉은 색의 깊이를
어찌 알겠느냐
가지 가득 벌 나비
날아들었지만
꽃의 마음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어라
손철주 선생님은 시낭송도 하시나 봅니다.
저도 모르게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되더라구요.
아마도 남녀의 사랑을 꽃과 나비로 표현하는 전통이 이때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그리고 잠시 후,
그림 속의 나비가 현실로 나옵니다.
화통콘서트가 그냥 해설과 연주만이 아니라 무용까지~ 정말 감동 먹었습니다.
영화 천녀유혼의 왕조현이 울고 갈 자태였거든요. ^^
테마 4.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
▲ <월하정인> 신윤복 (1758~1815이후)
"조선시대 연인의 그림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이죠?
여러분 이 그림 누가 그렸는지 아시나요? 네 맞습니다. 문근영이죠?"
손철주 선생님 유머감각도 보통이 넘으십니다.
▲ <사시장춘> 작자미상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손철주 선생님은 이 그림이 춘화(春畵)라고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그 당시의 19금 그림이라는 것이죠.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되더라구요.
제목은 항상 봄날이라는 사시장춘에다가 방문은 닫혀 있는데 여인네의 신발은 가지런하고
남정네의 신발은 흐트러져 있는 상황의 디테일 한 표현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엇 때문인지
술상이 대령했음을 고하지 못하는 여종의 모습이 이 그림의 압권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은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모든 것을 이야기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춘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우리의 옛 그림은 내공이 다른 것 같습니다.
국악계의 슈퍼주니어 소리꾼 남상일
그림 속 주인공이 나와서 판소리를 하는 느낌입니다.
아침마당에 고정 출연하는 유명한 분이라는데… 역시 훈남이었습니다. ^^
2시간은 어느새 지나고
앵콜 공연입니다.
여자분에게 "니 나랑 무대 설 때 굽있는 거 신지 말라 그랬지?" (키는 작으시더라구요)
남상일 이분 끝까지 웃겨줍니다. 소리만큼이나 입담이 보통이 아닙니다.
정말로 국악계의 슈퍼주니어라고 할만 하더라구요.